꿈은 이루어진다
Melanochlamys kohi Valdés, A. 2014
후새류 신종에 고동범 원장 이름으로 명명
지구상에 존재하나 인간에게 발견된 적이 없는 생물(신종=New Species이라 함)이 발견되어 당신의 이름으로 학명이 명명된다면~
비현실적이고 돈키호테 같은 발상인가요? 아마추어 후새류 연구가로서 20년 동안 꿈꿔왔던 일이 실현되었다.
실마리는 2006년에 발행된 “한국후새류도감” 20쪽에 M. diomedea. M. ezoensis라고 소개된 한 종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연구를 통해 이것이 결론적으로 신종인 M. Kohi의 생태사진으로 판정되었지만....
해외 학자들이 한국후새류도감을 논문의 참고문헌으로 인용하면서 감사의 글 또는 도움을 요청해 오는데, 수년 전부터 한국 후새류 동정에 도움을 주었던 본 연구의 교신저자인 Angel Valdes로부터, ‘최근 샌프란시스코 만에 2001년까지는 보고되지 않았던 M. ezoensis가 유입되어 생태 교란 종으로 밀집 서식하기에 유전자 분석을 통해 어디에서 유입되었는가를 밝히려는 연구에 도움 및 참여를 부탁한다’는 메일을 3년 전에 받았다.
Melanochlamys sea slugs는 민챙이아재비 과(Aglajidae)에 속하는 종으로 해저 바닥에 서식하는 체장 20mm 이하의 후새류에 속하는 종이다.
태평양 연안에 여러 종들이 서식하기에 캘리포니아, 알래스카,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일본, 한국 등 여러 곳에서 샘플이 모아지고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국내표본에서 2개의 신종이 발견되었다.
하나는 다른 지역의 표본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고 오직 국내서만 단 한 점이 있기에(한 점만으로는 돌연변이를 신종으로 착각 할 수 있기에) 후속 표본이 더 발견되기 전까지 우선 Melanochlamys sp.하고, 또 하나는 국내에서 한 점만 발견되었지만 다행히 일본 표본에서 3점이 추가되어 총4점으로 “이 종의 발견자이며 한국의 연체동물학에 공헌하였기에 학명을 Koh Dong-Bum 이름으로 Melanochlamys kohi Valdés, A. 2014 헌정한다”. 그리고 한국개체가 정기준표본(Holotype)으로 선정되었다.
체장 14mm 서식지는 지구상에서 한국의 남해안과 제주, 일본의 동경 만에 국한되며 원산지는 한국이나 선박의 이동을 따라 일본으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한다.
Etymology. Dedicated to Dong-Bum Koh for his valuable contributions to malacology in Korea and for collecting the type material of this species.
대개 학명이란 종의 외형인 체색, 생김새, 발견 장소, 국가명 등으로 명명하나, 저명한 생물학자를 기리기 위해 인명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연구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학명을 결정할 수가 없음은 당연하고 타인이 붙여줘야 하며, 규정 상 남성의 경우 어미에 i를 붙인다.
(한국후새류도감 20. 236쪽 참고)
논문은 19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고 인터넷으로 전문을 볼 수 있을 것이기에 해당 표본과 서식지도만 오려서 제시한다.
•Cooke, S., Hanson, D., Hirano, Y., Ornelas-Gatdula, E., Gosliner, T. M., Chernyshev, A. & Valdés, A. 2014.
Cryptic diversity of Melanochlamys sea slugs (Gastropoda, Aglajidae) in the North Pacific. Zoologica Scripta 43: 351-369